[단독] '1세대 VC' 다올인베스트먼트 매물로…우리금융·유진그룹 등이 인수 후보

입력 2022-12-06 15:18   수정 2022-12-07 17:08

이 기사는 12월 06일 15:1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다올금융그룹이 벤처캐피탈(VC) 계열사 다올인베스트먼트(전 KTB네트워크)를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내놨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경색으로 그룹 차원의 유동성 위기로 번지자 ‘알짜’ 자회사를 팔기로 한 것으로 해석된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다올금융그룹은 다올인베스트먼트 매각을 위해 국내 금융사 등 잠재 인수 후보자를 상대로 매각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다올인베스트먼트는 지분 52.0%를 보유한 다올투자증권이 최대주주다.

IB업계 관계자는 “다올투자증권이 최근 국내 금융기관 등을 상대로 긴급 자금 조달을 하고 있는데, 유동성 확보를 위해 고심 끝에 다올인베스트먼트를 팔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희망 매각가는 2000억원 이상 수준으로 알려졌다.

다올그룹이 다올인베스트먼트 매각을 추진하는 건 중장기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일환으로 해석된다.

다올그룹은 1981년 정부가 출자한 한국기술개발을 모태로 출발한 KTB그룹을 인수한 뒤 사명을 바꿨다. 현재 다올투자증권, 다올인베스트먼트, 다올저축은행, 다올자산운용 등을 거느리고 있다.

하지만 올해 위기를 맞고 있다. 레고랜드발 부동산 PF 채무불이행 사태로 핵심 계열사인 다올투자증권이 직격탄을 맞았다. 다올투자증권은 부동산 PF 등 대체투자 분야 금융주선 비중이 큰 증권사 중 한 곳으로 꼽힌다. 다올투자증권은 최근 정책금융기관이 중소형 증권사를 지원하기 위해 공동으로 조성한 1조8000억 규모의 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 프로그램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올그룹은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다. 웹트레이딩서비스(WTS) 등 비주력 조직 부문을 정리하고, 희망퇴직을 받는 등 비용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태국 현지 법인의 매각 작업도 공식화했다. 매각가는 약 1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다올그룹 내 알짜 매물로 꼽히는 다올인베스트먼트까지 매각하면 그룹 차원의 재무건전성은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은 다올인베스트먼트는 국내 벤처업계에서 탄탄한 입지를 갖춘 1세대 VC다. 국내외 1200여 개 벤처기업에 2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IPO에 성공한 기업만도 약 300여 개다.최근 대표적인 투자 성공 사례로는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과 토스(비바리퍼블리카) 등이 꼽힌다. 지난해 말 기준 운용자산규모(AUM)은 약 1조1745억원이다. 올해 초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최근 3000억 규모 블라인드 펀드 결성을 마무리했다.

올해는 증시 부진 등 영향으로 실적은 부진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2169억원, 영업이익 32억 기록했다. 작년 매출 1043억원, 영업이익 774억원과 비교하면 매출은 크게 늘은 반면 영업이익은 크게 줄었다. 올 3분기만 보면 매출 38억원, 영업손실 11억원을 기록, 적자 전환했다.

알짜 VC가 매물로 나오자 인수 후보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유진금융그룹, 신영증권 등 국내 금융회사 및 국내 대기업 등이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우리금융은 1순위 인수 후보로 꼽힌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말 23년 만에 완전 민영화를 성사시킨 뒤 비은행 포트폴리오 부문 강화하기 위해 다방면의 M&A를 검토해왔다.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우리금융만 보유하지 못한 증권사를 올해 인수하려고 추진했지만 잠정 보류한 상태다. 다올인베스트먼트에 대해선 2년 전인 2020년 인수를 추진한 바 있다. 당시엔 양측간 가격 차에 대한 눈높이가 맞지 않아 매각이 불발됐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증권사, VC 가 매물로 나올 때마다 단골 인수 후보”라며 "다올인베를 의미있게 인수를 검토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임기 말이어서 매각 작업에 탄력이 붙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유진그룹도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유진그룹은 지난해 다올그룹에 다올저축은행(전 유진저축은행)을 1580억원에 매각하면서 인연을 맺은 바 있다.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는 유진그룹은 올해 VC자회사 스프링벤처스를 신설해 AI 영상검색 스타트업 트웰브랩스 등 유망한 신생 기업에 활발한 투자를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올인베스트먼트를 인수하게 되면 단숨에 국내 주요 VC로 거듭날 수 있게 된다.

국내 대기업이 인수전에 뛰어들지도 주목된다. 국내 대기업들은 최근 벤처 자회사 CVC를 설립해 벤처 부문을 강화하는 추세에 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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